살해2
20151231. 목.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희망찬 새해를 꿈꿔야할 때에 기분 참 더럽다.
이번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밀약사태를 보면서 어제 오늘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괴감때문에 잠이 잘 오질 않는다.
일본 정부보다 더 나쁜 것이 한국 정부다.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과거 일제에 이어 두번 죽인 꼴이 되었기때문이다.
원래 대한민국은 자국민 보호에는 안중에 없는 나라라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만 이번 합의는 피해자 할머님들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인간 존엄성과 자존감 필요없는 국민 제외하고)를 10억엔에 '거지떼'로 팔아넘긴 치욕스런 사태라는 점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협상 이전에 먼저 피해자 할머님들 당사자는 물론 자국민과 국회 동의와 절차를 무시하고 상호 조약의 형식 요건도 갖추지 않은 구두 밀약으로 원천무효다.
설상가상 언론에 따르면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 안하면 10억엔은 없다'는 조건과 다시는 위안부 문제를 꺼내지 않는다는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협상된 것이라니...도대체 이것이 사과한다는 인간이 해야할 도의적 태도이며 사과받는 측의 정당한 자세인가 묻고 싶다.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인 할머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논의과정에서 배제된 것이 어떻게 합의인가? 법적 책임은 묻지도 않고 돈 몇푼에 피해 당사자들의 자존감을 이렇게 무참히 짖밟아버리는 것이 과거 일본군 성노예로 끌고가 유린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과거에 친일파들이 나라 팔아 먹고도 천수를 누리며 멀쩡했듯이 또 이렇게 국가적 자존감을 10억엔에 팔아먹고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래서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은 나라라고 말한다. 아베 정권이 지금 웃고 있는 부분도 이런 부분일게다.
위안부 문제를 이런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주권 국가로서 나라임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정말 겁난다.
고작 돈 10억엔에 법적 책임도 명시하지 않고 위안부 문제를 타결했다고 하면 앞으로 돈 몇 푼 더 받고 또 무엇을 팔아 먹을지 알 수 없는 것이 이 나라이지 않은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사진 출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