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추모

開土_getto 2016. 1. 16. 17:2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신영복 선생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기사를 보았다.

작년에 고 김수행 선생님 추모 미사와 모임이 있었던 그 채플. 성공회대에서 영결식이 있다고..

 

에전에 부당해직으로 복직투쟁하면서 당시 내게 큰 힘이 되었던 것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생활 20년의 경험을 들려주신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여러 인터뷰 기사들이었다. 다산 선생의 편지는 내게 유배자가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학문의 세계와 자세를 알려줬고 신영복 선생님의 책과 인터뷰는 세상을 견디는 소중한 힘을 전해 주었다. 이들을 접하며 마음을 수습해 나의 길을 나아갈 힘을 얻곤 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서울대에서 부당해직 당했던 1998년 그 해는 신영복 선생님이 20년 복역 후 가석방 10년만에 사면 복권되신 해였다. 힘든 시기에 가능한 한 내상을 입지 않고 견디는 지혜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그의 체험과 깨닳음에 공감했다. "오래 버티려면 힘든 과정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그 분은 소소한 기쁨이 큰 아픔을 견디게 해준다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정말 그랬다. 세상의 아픔을 견디는 힘은 큰 것이 아니라 작고 소소한 그때그때 일상의 순간들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마음들이었다.그렇게 마음을 다스려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왜 하늘은 자꾸 아까운 분들만 골라서 먼저 데려가는가. 부디 아픔없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