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i-부스
開土_getto
2016. 3. 29. 19:57
오전에 이태원 지나는데 헤밀턴 호텔 앞에 여행자 관광안내소가 눈에 들어왔다.
안내소 부스를 여행용 캐리어의 상징성에 착안해 디자인한 것. 이태원의 랜드마크인 헤밀턴 호텔 앞의 장소성과 어울려 재미있는 은유를 자아낸다. 그런데 부스 위로 캐리어 손잡이가 길게 뻗어 있어 올려다 봤더니 옆의 가로등이 사람 모습으로 캐리어 손잡이를 잡고 있는 형상이다.
부스에 적용된 밝은 주황색과 노란색의 유쾌함, 그리고 위로 올라간 캐리어 손잡이 부분의 메탈릭 실버와 블랙의 조화가 괜찮다. 'information'의 'i'를 캐리어 가방의 항공 태그처럼 손잡이 부분에 묶어 놓은 안내소 간판도 위트가 있어 좋다. 그러나 디자인은 여기까지만 했어야 했다고 본다.
왜냐하면 덧붙여진 가로등 사람의 형상이 전체 디자인을 조잡하게 갈가먹고 있기때문이다. 뒤편 호텔 건물에 붙어 있는 각종 간판, 광고판, 현수막 등의 복잡한 배경을 고려할 때 부스 옆의 가로등 사람과 손의 형태는 시각적 혼잡을 부추긴다. 이로 인해 부스 디자인의 시인성을 경감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유불급.
디자인은 너무 많이 장난치면 조잡해 진다. 모처럼 거리에서 재미난 디자인을 만나 하는 말이다.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