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土_getto 2016. 5. 22. 15:26


그저께 스승의날 선물로 받은 별자리 화장품 . 그 자리에서 뜯어 공개했지만 자세히 보진 못했다. 오늘 다시 뚜껑을 열어 속의 내용물을  하나 하나 살펴보았다. 브랜드는 '이솝, Aēsop'. 도시락통같은 두툼한 양철통에 담겨져 포장지에 별자리가 그려져 있고 '오리가, Auriga' 상품명이 새겨져 있다.


이솝의 별자리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총 88개의 현대 별자리 중에 오리가, 세페우스,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 델피누스, 카시오페아 6개의 별자리를 컨셉으로 디자인된 패키지. 별자리에 담긴 암호처럼 선물 패키지를 들춰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중 '오리가'는 바디 클린저(200ml), 핸드 밤(75ml), 모이스처 페이셜 하이드로졸(60ml)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품을 보면서 별자리의 의미만큼이나 궁금해 진다. 부드러운 향의 핸드 밤을 손에 발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왜 학생들은 내게 오리가를 선물했을까? 페르세우스에는 포스트 쉐이브 로션이 있는데 나는 면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가? 등...


오리가는 서양에서 '전차몰이자리 또는 마부자리'(the Charioteer)로 알려져있다. 이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아테네 여신의 아들로 아테네의 네번째 왕 에릭토나우스의 별자리를 뜻한다. 한데 그는 절름발이였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전차를 발명했다. 이 공로로 제우스신이 하늘의 별자리가 되게 해주었다는...

그러고 보니 오리가 별자리는 디자인역사문화 전공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몰고 있는 내 팔자와 얼추 비슷하기도.


선물의 의미를 추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화장품이 언제부터인가 남성들의 세계에도 일상화되었다. 얼마전 다니고 있는 헬스클럽 락카룸에서 샤워 마치고 나왔는데 거울 앞에서 어떤 녀석 둘이 서로 무슨 화장품 쓰고 있는지, 뭐가 좋은지, 등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잘 쓰고 더 젊어져 2학기에 복귀하마. I w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