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0623. 목
오후 2시~4시. 서울대미술관(MOA)에서 강연. MOA의 '현대문화예술강좌 2016" 중 11번째 순서.
"문학과 디자인: 오래된 미래, 이상의 생애와 융합예술"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연에 앞서 두 가지를 전제했다.
첫째는 최근 TV 등의 매체를 통해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인문학은 인문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자폐아적인 학문으로서 인문학을 넘어서 구체적인 삶의 경관 속에서 인문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상의 생애와 작품이 왜곡되었던 것도 그를 문학의 전유물로 닫아 놓고 보았기 때문일지도.
둘째로 비슷한 맥락에서 요즘 인문학의 생산과 소비가 지나치게 상업주의에 편승해 얄팍해진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다. 치열한 자기-성찰 대신에 도식화된 지식의 나열, 전달, 습득에만 치우치고 있다. 세상에 인문학이 필요한 것은 그것이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위함이다. 인문학 강좌를 통해 심심풀이 땅콩 내지는 고상한 지적 유희의 자기만족에 빠질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통해 내면의 변화를 위한 실천적 운동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러한 시선을 전제하고 졸저 <이상평전>(그린비, 2012)에 기초해 이상의 생애와 작품의 의미를 해설 강연했다. 시간이 부족해 세세하게 작품 해설을 많이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전체 문맥의 내용은 어느 정도 전달한 것 같다. 그런대로 잘 마무리... 미흡한 부분은 책이 있으니 참고하면 되는거고... 강연에 대한 수강생들의 몰입감이 느껴져 좋았다.
두 시간 강연 마치고 방전된 심신을 디자인역사문화 전공의 제자들과 함께 하며 재충전. 미술관 카페에서 차 마시며 뒤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