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재난
11.25.일.
어제 토요일 오전 11시경부터 집의 네트워크 연결이 끊기더니 휴대전화도 불통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이상해서 전쟁 났을 때 통신수단인 라디오를 켰다.
원인은 KT 아현지사 지하통신구 광케이블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 이로 인해 연계 KT망이 완전 먹통.
동네 마트와 카페에 갔더니 KT망을 쓰고 있어 카드 결제가 안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답답하고 짜증나는 것은 토요일 오전부터 일본 센다이 도호쿠대 교정에 한창 마지막 작업 중인 김기림기념비 설치공사팀으로부터 상황보고를 받아 체크할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저녁 9시가 넘어서 카톡이 연결되어 그제서야 설치공사 잘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휴대폰은 여전히 불통이고.
놀랍게도 KT는 하루가 지난 일요일 오전 10시경에야 사고소식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왔다. 정말 놀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보다 심각하고 절실한 것이 모든 것이 연결된 IT망의 통신장애라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 모든 것이 IT망으로 연결되어 중앙집권화된 IT사회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한방에 지옥으로 갈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통합이 능사가 아니다. 앞으로는 가급적 엮이지 않게 분산 독립시스템으로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건은 사회 안전망 대신 돈만 챙겨온 공기업 민영화와 IT강국이니 4차산업혁명이니 호들갑 떨며 백업시스템 등 위기 대응책에는 관심도 없고 단물만 빼먹고 살고 있는 위험사회 한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 9:00 pm. 현재.....
...미래도시 서울의 일부는......
..인터넷만 복구되고 휴대폰은
여전히 2차세계대전 중 무전기만도 못한 먹통인
..사이버펑크 도시체험 중.
사진 출전: 한겨레
사진 출전: 시사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