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土_getto 2019. 4. 24. 22:54

04.24.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프랑스 문화계에서 소실된 첨탑과 천장의 복원을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쟁점은 참나무로 원상복구할 것인가 아니면 티타늄과 같은 초경량 첨단소재를 사용할 것인가.


나는 티타늄 복원에 한 표를 던지련다. 


13세기 노트르담 성당 건립 당시에 천장 하부구조를 지탱하기 위해 마치 빽빽히 들어선 참나무 숲을 방불케한 목조를 사용했다고 해서 동일 소재로 복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역시 화재로 복원한 숭례문의 구조와 다르다. 초고층 빌딩에 해당하는 노트르담 성당의 지붕 구조는 앞서 샤트르 대성당의 기술적 혁신에는 못미치지만 당대 건조공학의 기술적 해법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목조 기술이 13세기와 동일한 수준이 아닌 현재에 복원을 위해 원래 참나무로 천장을 복구하는 것은 또 다른 기술적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과거와 동일한 목재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세상의 모든 디자인은 당대의 기술을 비추는 거울이기때문에 이 시대의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이번 노트르담 화재 장면을 지켜 보면서 시각적 위대함을 위해 인간이 만든 모든 디자인과 건축은 태생적으로 덧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구조물 보다 거미줄이 더 탁월하다"고 말한 디자이너 루이지 콜라니가 생각난다. 

자연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소재와 구조까지 완벽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그의 실물 디자인과 만난 적이 있다. 콜라니가 1986년 디자인한 모토사이클이 전시되었다. 그것은 시속 336km를 찍고 세계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그가 자연물의 유체역학 연구를 적용한 바이오디자인으로 이룩한 놀라운 결과였다. 


콜라니 디자인은 자연물을 응용한 완벽한 이상주의적 해법이었기에 대부분 현실화되기엔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세계 건축과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예컨대 2017년 서울 DDP에서 꼴라니 전시회가 열렸는데, 이 전시를 위해 서울에 온 그가 DDP 건물을 보고,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파리 꼴라니 전시회에서 그의 곡률 디자인을 보고 이 건물을 지었다고 분노 섞인 말을 한 적이 있다. 


<2017.12.11. 한겨레와 인터뷰한 기사> 


“나는 멍청한 번역가일뿐…모든 디자인은 자연에 물어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822898.html



(Ⓒ 김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