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와 장소

화진포

開土_getto 2020. 10. 29. 12:41

10.18. 일.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다.

주행 중 손이 시려 열선 그립과 시트를 켜고, 어느새 가을도 막바지.

 

단풍이 물들은 진부령을 넘어 고성으로 향했다.

화진포 호숫가에서 가던 길 잠시 멈추고,

개골산이 되기 전 만추의 설악산이 금강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을 호수에 담아봤다.

 

옛날에 추사 김정희 선생이 어느해 가을 금강산 길에 강릉 선교장에 들러

주인장에게 써준 '홍엽산거'의 시심도 그랬겠지. 

자신을 붉게 소진하고 사라지되 죽지않는 산의 낙엽과 같은 인생을 음미했던 추사...

 

화진포 해변은 동해안 해변 중에서 탁트인 경관이 일품이다.

한적한 푸른 바다에 마음을 던져 코로나 블루를 씻는데...

 

예전에 못보던 스테인레스 조형물이 햇살에 번들거린다.

하늘을 나는'고성 명태'. 날치인줄...멀리서 보면 지대공 미사일 포대같기도

 

지자체들은 지역 관광지에 가면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집착을 이제는 내려놓자.

열쇠매달기 등 상투적 이벤트와 번쩍거리는 눈요깃감으로 어지럽게 하지 말고 

자연 경관 자체를 잘 관리하고 조용히 음미하고 쉬다 가는 장소가 되길.

 

옛 별장을 품은 울창한 송림과 통일을 염원하는 탁트인 해변

그 자체만으로도 화진포는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