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의 노래
0525. 수.
최근 감동과 큰 위로를 준 영화 한편. '아치의 노래, 정태춘'.
희망이 없던 시대, 절망 대신에 거리에서 자유를 노래한 음유시인 정태춘의 음악다큐멘터리.
정태춘은 한국가요사에서 단순한 가수가 아니다.
과거 독재정권에 붙어먹던 좀비들이 적반하장 독재타령하는 후안무치의 코메디 세상에서
진짜 독재가 무엇인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상상할 수 없겠지.
독재정권들은 정권유지를 위해 '사회현실을 있는 그대로' 가사에 담거나 부정적/불온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모든 가요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공연윤리위원회'를 두고 '관심법 수준'에서 '사전 검열'을 해오고 있었다.
정태춘은 바로 이 '가요 사전심의제도'의 철폐를 위해 홀로 6년간 맞서 싸웠다.
그는 1990년 공개적으로 검열거부를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하고, 비합법 음반 <아, 대한민국..>을 판매해
기소되어 재판에 회부되어 악법을 공론화시켰고, 위헌 제청을 신청했다.
그리고 마침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아냈다.
영화에서 그의 노래 '92년 장마, 종로에서'의 가사가 귓가를 맴돈다.
30년 전 과거의 이야기 같지 않기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비가 개이면 서쪽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타워 쯤에서 뭐든 다 보일게야....
다시는 시청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