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015. 12. 10
최근 폭스바겐의 디젤차 연비조작 사태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은근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현대기아차는 디젤차 연비개선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기때문에 상황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다. 현대기아차가 신경써야할 것은 반사이익의 꼼수가 아니라 이번 사태로 앞으로 세계 자동차 개발의 방향이 디젤차 보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 대체연료차로 완전히 굳혀지고 있는 점이다.
현 상황은 그동안 묵묵히 '프리우스' 등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개발의 독자 노선을 걸어온 일본 도요다가 주도권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의 초심을 잃은 사악한 욕심이 2010년 가속페달 결함으로 리콜사태를 초래해 나락으로 추락했던 도요다에 터보 제트날개를 달아준 꼴이다. 도요다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탄탄한 기반과 병행해 또 다른 카드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수소차 개발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요다의 이러한 비상에 대한 국내의 대응은? 현대기아차는 국내 최고급차 시장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기존 '제네시스' 브랜드를 '인피니티'나 '렉서스'처럼 독자 브랜드로 새롭게 런칭한다고 발표했다. 한데 이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치고 나왔다. 삼성이 앞으로 IT 기술을 자동차와 결합하는 '스마트카' 사업을 출범한다고 밢표했다. 절묘한 시점에 현대기아차와 삼성이 완전히 상반된 전략 구도를 발표한 것이다. 삼성의 경우 재산 상속 및 분할 관련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건희 회장 사후를 대비한 본격적 혹은 야심적 포석으로 읽혀진다. 무엇보다 이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도 있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앞으로 삼성이 IT 기술을 자체 개발한 차와 결합시킬지 아니면 지난 1994년 이건희 회장이 그랬듯이 일제차나 다른 기존차를 플랫폼으로 개발해 나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런데 만약 이 대목에서 삼성이 방향을 'IT와 맞물린 전기차 개발'로 가닥을 잡으면 이야기는 재미있어진다. 현대기아차를 넘어서 세계 차업계가 긴장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전기차 개발과 디자인은 내연기관 자동차 개발 보다 훨씬 자유로와 현대기아차가 장벽을 쌓고 텃세를 부리기 어려운 여러 유연한 개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의 전기차 디자인 개발은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일단 '기아 쏘울EV'처럼 기존 모델의 차체를 개조해 나가겠지만 디자인에서 전기차 고유의 식감과 향을 요리하는데는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이 와중에 미국의 테슬라는 이미 세차례 내놓은 양산 전기차에 이어 4천만원대 보급형 전기차 '테슬라 model 3'을 발표했다. 언론에 따르면, '모델3'은 내년 3월에 실물을 공개하고 예약판매를 시작할 예정인데 한번 충전으로 약 320km를 주행할 수 있다. (덧붙임. 이 글 게시하고 3일 후인 12월 13일 테슬라가 서울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한국법인 '테슬라코리아'를 설립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경향신문 12.18일자)
테슬라 '모델3' 렌더링 (사진 출처: www.theophiluschin.com / 디지털타임즈 2015.12. 08자.)
이런 맥락에서 지난 봄에 열린 일산 모토쇼에 나온 몇몇 국산 전기차가 떠오른다. 거의가 디자인이 장난감 수준이라 많이 아쉬웠다. 왜들 이렇게 디자인하는지. 조잡하고 캐릭터스러운...
ⓒ 김민수, 2015
ⓒ 김민수,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