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 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새 국가 브랜드 'Creative Korea'에 대해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오늘 개발추진단에서 "크리에이티브라는 호칭은 영국과 일본, 미국, 인도 등 많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폰트와 전개하는 방식이 달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0706).
그러나 이 사안의 쟁점은 표절이냐 아니냐를 따지기에 앞서 다음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1. 프랑스 무역청이 만들어 사용한 브랜드 로고와 유사한 디자인을 한국의 '국가 브랜드'로 발표하는 것이 과연 창조적인가? 이러한 브랜드 로고를 가지고 발표대로 "한국인의 유전자에 들어 있는 창의성을 표방한다..."고, 국가 정체성 운운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할만한 것인가?
2. 다른 나라의 기존 로고와 유사하게 보일만큼 '별 특징도 없는' 디자인 개발과 홍보를 위해 30억원 넘게 퍼부은 것이 국민의 세금을 운용하는 책임있는 자세인가?
위 질문을 하는 이유는 논란을 야기한 로고디자인을 국가 브랜드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세계에 대해 '비창조적인 한국'을 널리 광고하는 꼴이 아닐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처구니 없는 것은 표절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추진단은 '크리에이티브'를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야말로 스스로 '나는 창조적이지 못하다'고 자백한 꼴이된다. 창조란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사전은 정의한다. 적어도 이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여러 다른 나라에서 이미 사용한 구호와 비슷한 시각적 요소를 가진 이 브랜드 로고를 창조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면서 자신이 창조적이라고 주장하는게 과연 설득력이 있는가. 더구나 프랑스의 일개 무역청이 사용한 브랜드를 한국의 '국가 브랜드'로 가져다 쓰는 것이 국가적 위상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늘 그랬듯이 문제 없다고 그대로 밀어붙여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이 30억원 이상을 퍼부은 로고가 조만간 바람과 함께 덧없이 사라지는 날, 누군가 개발비를 처들여 또 다시 이런 디자인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혈세는 눈먼 돈이니까...
[출전: 경향신문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