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그날그날

복직

開土_getto 2017. 12. 9. 11:23

12. 08. 금.

 

오전에 고교 후배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희 MBC 오늘 눈물났겠다. 그동안 고생 많았고 애썼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후배는 그동안 아나운서직을 박탈당하고 직무와 상관도 없는 엉뚱한 곳에 유배되어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마침내 모두 끝났다. 망가진 MBC를 재건하는 일이 남아 있지만

그건 앞으로 하면 되고 정말 잘 되었다.

 

먼동은 어둠의 끝자락에서 스스로 올라온다.

이 순간이 가슴 벅찬 것은 먼동이 끝까지 어둠을 감내한 이들에게만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

 

2012년 공정방송을 외치다 해직 5년만에 MBC 사장이 되어 첫출근하는 최승호 PD의 모습이 

2005년 6년반만에 복직해 첫수업하던 그날과 겹쳐져 묘한 느낌이 들었다.

 

부당해직 피해자들이 맞서야 하는 가장 힘든 싸움은 가해자들의 교활한 권력과 술책이나

주변의 냉소적 시선 따위가 아니다. 스스로 무너지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를 견디지 못하면 진짜 죽는다. 가해자들이 희죽거리며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 

 

이에 맞서 긴 시간을 돌아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

그날 그 느낌이 생각나 아침에 눈물이 핑 돌았다.

 

 

(사진: 한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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