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9.월.
29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국가폭력에 의해 훼손된 그림을 어떻게 할것인가?
앞서 블로그(12/30일자)에 게시한 신학철 선생의 <모내기>(1987) 그림이 마침내 검찰창고에서 나와 모습이 공개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모내기>를 검찰로부터 인계받아 위탁 관리 중인 훼손된 그림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것. <모내기>는 최근 영화 <1987>과 겹쳐진다. 바로 그해에 그려졌다. 화가는 이 그림을 그린 죄로 1989년에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구속기소되었었다. 작가가 생존해 있을 때 작품과 상봉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9년만에 세상에 다시 나온 <모내기>를 보면서 훼손된 이 그림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수리 복원 작업'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훼손된 것 까지 '작품'으로 보존해 예술작품에 대해 가해진 국가폭력을 고발하는 역사적 증거로 후대에 길이 남겼으면 좋겠다.
다만 그림 전체가 바싹 말라 바스라지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특히 창고에 보관하면서 접혀졌던 부분들이 심하게 손상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가능한 범위까지만 '보존처리' 하고, 전면적인 '수리 복원 작업'은 하지 않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 모든 일이 역사가 되기엔 아직 때 이른 것 같다. 현실은 여전히 암담하다.
얼마전 우리은행 2018 달력에 초등학생이 그린 통일주제 포스터를 두고 '종북' 운운하는 미친 세상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진행형이니.
<사진: 한겨레신문 01.29>
<사진: 한국경제 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