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4.일.
'동서양의 만남'...?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수영복 심사 대신에
후보들이 한술 더 떠 한복 코르셋을 입고 나와 논란이다.
수영복 심사도 그렇고, 이제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자체도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세상이다.
주최측과 디자인을 맡은 한복 디자이너측은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했다고.
이에 대해 한복 코르셋이 '보기 민망하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다 디자인의 역사에 대한 무지의 소치를 짚어볼 필요도 있다.
한복 코르셋은 단순히 한복 고유의 미적 정체성을 파괴한다는 일반적 시선과 비판을 넘어서,
역사적으로 지난 20세기 동안 패션디자이너들이 분투적으로 해방시켜 온 옷과 여성 신체성의
관계를 다시 코르셋으로 옭아매는 반역사적인 행위이다.
혹여 이를 두고 일찍이 패션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마돈나 공연에 선보인
무대 의상 코르셋('like a Virgin',1990)을 연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당시 코르셋 의상은 마돈나의 공연과 함께 90년대의 문화경관과 맞물린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위한 것이었다.
반면 미스코리아 대회는 (그 존재이유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지만)
주최측이 스스로 표방하듯 '대한민국 최고의 미의 제전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인 선발'을 위한 자리이다.
그렇다면 기껏 야한 노출로 여성을 성적 눈요깃감으로 만드는 천박하고 구태스런 시도가 아니라
'현대 여성'의 보편성 위에 그것도 한국 여성으로서 생각해 볼만한
여성 미의 지향점에 대해서 의상을 통해 나름 고민해 보려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는것 아닌가.
손재주 만으로 디자인을 배우고 역사와 사회철학을 배우지 않아 일어난 촌극.
<사진출처: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