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6.목
오후에 이번 학기 강의를 위해 시장조사겸 이케아 광명점에 다녀왔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이케아는 다양한 제품과 홈스타일링의 대중화로 한국의 주거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1인 가구의 증가 등에 따른 사회문화적 결과이자 이를 조장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케아세대'란 말도 만들어졌다.
'이케이세대'란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낮은 급여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저렴한 가격이지만 실용적인 디자인을 지니고 있고, 약한 내구성에 단기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이케아 가구'의 특징에 빗댄 용어...(출전: 전영수, <이케아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누군가 '이케아세대'로 규정하듯, 이케아를 일컬어 내구성이 약하고 단기적 만족감만을 주는 가구로 보면 그것은 오산이다. 이케아는 애초부터 내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오늘날 패션업계의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추구하는 'H&M'과 'Zara'와 같은 개념의 원조로서, 디자인 뿐만 아니라 가성비 또한 좋기때문이다. 나의 학교 연구실에는 오래전에 학위받고 귀국할 때 이삿짐에 묻어온 이케아 조립식 책상이 26년의 세월을 여전히 잘 견디고 있다.
이케아에는 가성비 좋은 리빙 홈퍼니싱의 모든 것이 존재한다. 한샘과 같은 일부 국내업체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국내업체들이 이케아와 같은 양질의 대중적 디자인을 내놓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다. (제조업 분야를 경시하고 망쳐놓은 정부와 기업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다만...)
무엇보다 디자인 프로세스와 물류 체계를 바꿔야 한다. 이케아는 국내업체들처럼 디자인에 따라 생산단가를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가격을 먼저 설정해 놓고 제품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에서 계산하고 소비자가 직접 DIY할 수 있게 포장되어 곧바로 차에 싣고 갈 수 있는 물류 이동의 강력한 체계를 갖고 있다.
사회도 그렇고 한국의 디자인 산업은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
ⓒ 김민수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