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도시와 장소

부암동

開土_getto 2016. 2. 12. 22:12

생일. 기념으로 아내와 부암동에서 점심하고 산책을 했다. 가랑비가 내렸지만 따뜻해 우산쓰고 걷기에 좋은 날씨. 비안개에 쌓인 북악산과 서울성곽 자락의 부암동 계곡이 안평대군이 사랑했던 '무계정사'(武溪精舍) 터의 옛 정취를 더해준다.

점심은 서울미술관 옆의 레스토랑 '다움223.1'에서 하고 산책. 커피는 길 건너 오부아(aubois)에서...


다움223.1. 


오른쪽의 강아지가 이 집의 마스코트 '다움이'. 주인처럼 손님을 맞는다.


스테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파스타와 함께 주문했는데 양송이 스프 맛이 향긋하다.


평소 스테이크는 잘 먹지 않는데 한번 주문해 봤다. 소스 맛이 일품이다.


파스타는 홍합과 새우 등 내용이 충실하고 양도 적당. 하지만 맛은 기대한 것 보다 좀 밋밋이다. 스테이크 소스 맛이 강해서 그런지도... 


다움 위쪽에 카페와 베이커리 등 카페촌을 지나...


2014년 문을 연 무계원. 전통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곳은 청진동 일대 재개발하면서 발굴된 조선 초기 석축들로 기단부와 담장을 구성하고, 종묘 옆 익선동 오진암의 서까래와 대들보 등 건축자재를 옮겨와 본채를 지었다. 조선 말기 서화가 이병직의 집이었던 오진암은 1910년대 이래 이름난 요정이었다. 종로구가 이 집의 자재를 부암동에 옮겨 전통문화공간으로 재활용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위쪽에 있는 안평대군의 무계정사 터와 현진건 집터를 역사문화적 장소로 가꾸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청진동 재개발 지역에서 발굴된 석축으로 쌓은 뒷편 담장.


현진건 집터와 안평대군이 사용한 무계정사 터. 최근 이곳이 경매를 통해 개인에게 34억에 낙찰되었다. 이 땅은 종로구가 매입해 역사문화적 장소성을 살려 가꿔나갔어야 했다. 아깝다. 요정이었던 오진암은 살려내면서 왜 이곳을 공공의 장소로 살리지 못하고 개인에게 넘어가게 했는지...수양대군에 의해 역모 혐의로 사약을 받고 세상떠난 안평대군이 저승에서 슬퍼할 듯...또 현진건은 어떻고. 아름드리 느티나무 두 그루가 그 마음 알겠지.


현재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현진건 집터는 안평대군이 생전에 무계정사에서 활을 쏘던 활터였다고 전한다.


무계정사 터 석축 밑에 있는 샘터. 아직도 물이 나온다.


무계정사 터. 폐허가 된 이 집은 후대에 지어진 것으로 문화재와는 상관이 없다. 하지만 옆에 안평대군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무계동'(武溪洞) 글씨가 암각되어 있어 그가 이 곳을 각별히 여겼음을 말해주고 있다.



무계정사 터 뒷산자락에서 바라본 운무 속 북악산. 도심 속 무릉도원이다. 그래서 안평대군이 이곳에 집을 짓고 '무계동'이라 이름 붙였던 것.


북악산에서 내려온 서울 성곽이 오른쪽 인왕산 방면으로 지나는 구간. 저 성벽길을 따라 가면 사직터널 위 행촌동으로 이어진다.



산책하고 찾은 카페 오브와(aubois). 건너편에 서울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카페에서 본 길 건너편의 '다움'. 강아지 다움이가 벽면에 팝아트풍으로 그려져 있다.



카페에서 여러 화가들의 판화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벽면에 제이콥과 케이티 슈바르츠의 비디오작품이 프로젝션되고...



저녁에 집에서 아내가 준비해 준 케익. 마음 써 준 아내에게 감사하며 와인 한 잔...

촉촉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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