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 화.
어제는 10년전,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최초로 발표한 날.
내가 아이폰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3GS부터였다. 구입해 작은 블랙 박스를 개봉한 순간이 생각난다.
뚜껑을 열자 나온 것은 검은 액정의 아이폰뿐이었다 (그 밑에 간략한 사용설명서가 숨겨져 있긴했지만). 아이폰은 그 자체로 UI를 제공하고 있었다. 조작을 유발하게하는 단서는 우묵하게 패어져 있는 단 하나의 홈 버튼. 오른쪽 상단의 전원 스위치를 켜고 애플 아이콘이 등장하자 홈버튼은 마치 '나를 손가락으로 누르시오. 그러면 세상이 열린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손가락을 자연스레 이끄는 놀라운 직관력이 감동이었다. 노키아 E62, 모토Q, 블랙베리 등 기기 하단에 콩알처럼 박힌 수많은 버튼을 사용하던 기존 스마트폰의 유형과는 차원이 다른 '멀티 터치' 유저 인터페이스 등...
10살 생일을 맞은 아이폰이 세상을 바꾼 혁명에 대한 기사가 <허핑턴포스트>에 실렸다. 요약하면 아이폰은
1. 모든 미래 스마트폰의 초석이 되고,
2. 새로운 경제를 창조하고,
2. 메시지와 커뮤니케이션을 변형시켰고,
3. 뉴스를 소비하고 제작하는 방식을 바꿨다.
How The iPhone Transformed The Way We Interact With The World
Happy 10th birthday, iPhone! / Huffington Post US.
뉴스를 보면서 지난 10년 동안 과연 한국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남겼는지 생각해 본다.
남은 건 아이폰을 벤치마킹해 배만 불린 재벌 기업과 이에 유착해 특혜주고 등쳐먹은 국정농단 게이트...그리고 총체적 국가위기.. 이러한 종말론적 먹튀 신화를 언제까지 눈뜨고 지켜 봐야하는가?
한국은 국가 시스템과 재벌 기업이 바뀌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
새해가 밝았어도 도무지 새해 같지가 않다. 사회가 범죄자들이 포식하고 싸버린 배변더미 속에 쳐박혀 있다. 정치, 경제, 외교안보, 학문, 교육, 문화예술, 역사와 삶이 농단되고 붕괴된 폐허에서 숨만 쉬며 연명하고 있을 뿐.
희망을 꿈꾸게 하라!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