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평론

취임식

開土_getto 2017. 5. 11. 16:14

05.11. 목.


어제 문재인 대통령 취임행사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30분만에 간소하게 치뤄졌다.

이제껏 역대 대통령 취임식 중 가장 현대적인 의전 디자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탄핵 이후 조기대선에 따라 급박하게 마련된 결과였지만 오히려 이전의 그 어떤 취임식보다 괜찮았다. 예전 같았으면 12월에 대선이 있고, 준비과정을 거쳐 2월경에 대대적인 취임식이 열렸을 것이다. 허나 뻑적지근한 취임식 보다 간소한 취임행사가 훨씬 깔끔하고 의미있다. 지난 10월 이후 신물나는 정국에 획을 긋는 행사의 상징성을 놓고 볼 때 더욱 그랬다. 추운 날씨에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 귀빈이랍시고 모아 놓고, 특히 어린이 합창단 얼어붙게 하던 동원 행사의 그 구태의 끔찍한 추억들은 사라져야 한다.


취임식의 본질은 '선서와 대국민 연설'이다. 그거면 된거다. 나머지는 장식일 뿐.


그러나 일각에선 급한 일정 때문에 취임 선서와 연설만 했으니 숨 고른 다음에 취임식을 크게 제대로 해야하지 않겠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 모양이다. 어떤 이는 미국 대통령이 선서 후 백악관 앞으로 나와 시민들과 악수하듯, 문 대통령이 광화문 광장에서 취임식하고 서울역까지 걸어가며 시민들과 악수하는 등 취임식 문화를 이참에 만들자는 낭만적인 제안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내 생각은 다르다. 하지 말기 바란다. 


산재한 업무로 임기 시작하느라 바삐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더 좋다. 얼마만에 보는 일하는 대통령 모습인가. 국민이 진짜 원하는 것은 '대통령 시늉질'이 아니라 바로 그런 모습이다. 사람들은 진실로 그런 진짜 대통령의 모습에 굶주려 있는 것이다.


그러니 광화문 광장이든 어디든 한가하게 취임식 한다고 풍악울리며 축제판 벌이는 낭만적이고 신파스런 짓은 하지 말기 바란다. 그럴 때가 아니다.


대신에 국정농단의 징표로 볼 때마다 화가 치미는 '대한민국 정부 로고 디자인'(http://blog.daum.net/gettok/219)을 비롯해 산적한 적폐 청산부터 제대로 하기 바란다. 행동이 곧 취임식이다.






                                                      http://blog.daum.net/gettok/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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