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5.월.
성탄절을 맞아 인파로 북적이는 명동에 갔다.
명동성당은 올라가는 언덕을 파서 조성한 지하공간에 완공 후 처음 들어가 봤다.
지하공간은 지상의 본당 앞 광장, 성모동굴, 문화관을 연결하고, 땅값 비싼 명동의 장소성을 잘 활용해 지하 주차장, 서점, 은행, 갤러리 등 복합공간으로 거듭났다. 천장에 구릉지 경사면을 그대로 반영하고, 삼각형 요소의 조명효과로 시각적 흐름과 변화를 주었다. 지하공간에서 본당 광장으로 나가는 계단실은 박스형 유리로 디자인해 문화재인 본당을 가리지 않고 시선을 투과시킨다.
신고딕 양식의 성당 건축은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된 이듬해에 세워져 탑골공원, 독립문 등과 함께 근대도시의 주요 경관을 이뤘다. 역사를 브랜드화해 5개의 원과 2개의 작대기로 조합된 '1898 명동성당' 로고가 눈에 띈다.
카페까지 두루 갖춘 따뜻한 지하공간으로 이제 성당 앞에서 추운 겨울 날 언 손을 호호불며 만나던 연인들의 추억도 오래된 흑백사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