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 금.
오전에 제막식 마치고 도호쿠대 오노 총장이 주최한 오찬 행사가 이어졌다.
오찬 후 2시부터 열린 심포지엄 행사장을 빠져나와 홀로 센다이 옛성터에 올라갔다. 쌀쌀한 날씨에 인적이 드물었다. 황성옛터를 조용히 음미하며 산책할 수 있었다.
전국통일의 꿈을 꿨던 다테 마사무네. 그의 기마상이 내성에 해당하는 혼마루(本丸)에 주춧돌만 남은 본전 오히로마(大廣間) 터 옆에 위치해 도시 전체를 굽어 보고 있다.
오히로마의 규모는 동서 33.3m, 남북 26.3m.
방이 3열로 늘어서 있었고, 한 계단 더 낮은 툇마루에 에워쌓인 폭넓은 툇마루가 중앙에 한 계단 위에 위치한 배치. 이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교토에 지은 '쥬라쿠다이 성'의 오히로마와 많이 닮았다고 전해진다. 마사무네가 전국 패권을 벼리고 있었음을 뜻한다.
기마상 옆에 사선으로 곧게 뻗은 노송 한 그루가 마사무네와 그의 투구 위 초승달 문장과 함께 보신전쟁(戊辰戦争, 1868-1869))의 패배에도 아직 굴하지 않은 도시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센다이와 동북 지역에서 '메이지 유신'이란 말은 아직도 낯선 용어다. 그곳에선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관군에게 패한 센다이 막부의 피맺힌 통한의 역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