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평론

생존-생명

開土_getto 2020. 5. 29. 11:27

05.29.금.

 

Post-코로나 시대를 예측하는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디자인 분야의 경우, 이제 중요한 것은 눈요깃감이 아니다. 만일 디자인이 굳이 필요하다면

생존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같은 시각적 위대함을 위한 기념비적 건축도

사이코패스적 미니멀리즘 디자인도 아니다.

 

학부 강의 중에 지난 2017년 12월 DDP에 열린 <루이지 콜라니> 전시회에 그가 와서 왜 DDP 건물과 자하 하디드에

분노했는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구조물 보다 거미줄이 더 탁월하다"고 말한 그가 분노한 것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디자인을

흉내낸 DDP의 형태적 유사성에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과 원리' 대신에

건축의 기념비성만을 부풀려 곡률 구조로 시각화한 DDP 건축가의 선정적 욕망에 대한 것이었다고 본다.

 

자연은 '최소 에너지 법칙'을 따른다.

자연의 모든 형태는 생존이라는 필연적이고 본질적인 생물학적 프로그램의 이유때문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프로그램 조차 없는 공공 건물에 엄청난 건축비를 혈세로 퍼붓고,  

20세기초 당대 생산기술로 값싸게 주택과 산업 제품을 공급할 목적의 사회혁명적 이념과 대중적 기대로

출현한 기하학적 형태의 미니멀리즘이 오늘날 고가의 '작품이 되다' 프리미엄 가전과 고급진 라이프스타일로 둔갑한

웃기고 촌스런 역설을 보고 있다. 

 

자연의 형태-구조-프로그램 사이의 필연적 관계는 자연의 상사체로서 다음 영상물 속의 바이오닉 로봇(Bionic Robots)들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세계와 인간은 이제 죽어가는 것들을 위한 유희적 디자인을 중단하고, 지구에서 절박한 생존을 위해

생명의 디자인을 해야할 기로에 서있다. 

 

youtu.be/BaDz12Yt0rw

 

'평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뷰  (0) 2020.09.13
집착  (0) 2020.06.29
사바틴  (0) 2019.11.17
도쿄올림픽  (0) 2019.08.01
구태  (1) 2019.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