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평론

인터뷰

開土_getto 2020. 9. 13. 10:58

09.14.일.

 

 <대학신문>에 인터뷰 기사.

(인터뷰 전체 내용이 제한된 지면으로 축소되어 김 기자에게 이메일로 설명한 내용을 블로그에 추가함)

 

지난 1995년 광복절을 맞아 폭파 철거한 (구)조선총독부 건물의 잔해를 독립기념관에 옮겨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공원디자인은 낭만적일뿐만 아니라 유치하다.

 

여기서 '낭만적이고 유치하다"고 하는 것은 철거부재공원 입구에 세워진 안내문에, "역사교육의 자료로 활용 전시하되 홀대하는 방식으로 배치해..첨탑을 5미터 깊이에 매장하여 전시하고, 공원을 독립기념관 서쪽에 위치시킴으로써 일제식민지 시기의 진정한 극복과 청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하기때문이다. '홀대하는 배치로... 서쪽에 위치시켜' 식민통치의 잔재 극복과 청산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유치한 발상으로 공원을 조성할 것이 아니라

      1) 만일 진정한 치유를 목적으로 했다면 애초 조선총독부 건물은 현 용산전쟁기념관 자리 등으로 이전시켜 '산채로' 생생하게 증언하게 했어야 마땅했다.

      2) 1995년 총독부건물 철거 당시 여러 이유로 설사 그렇게 하지 못했더라도, 현재와 같이 고대유적지와 같은 '낭만적이고 유치한' 공원디자인이 아니라 식민통치의 심장부로서 조선총독부 건물의 역할, 기능, 장소성뿐만 아니라 각 철거부재들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교육하고 성찰하는 방식이어야 했다.

 

예컨대 독일의 <홀로코스터 메모리얼 공원>처럼 적어도 전범자들의 행위가 희생자들에게 새긴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심리적 압박감을 상징적으로 기억하고 성찰할 수 있는 '장소의 컨텍스트'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기초해 철거부재들을 배치해 전범국 일본이 건물을 통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철저히 기억하는 방식으로 공원을 디자인했어야 했다.

 

따라서 이 공원의 디자인은 일제 침탈의 역사를 철저히 바로잡고 치유하지 못한 한국사회의 '몰역사적 무책임'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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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문화유산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대학신문 2020.9.14>

 

1922년 9월 12일은 독립운동가 김익상 의사가 조선총독부에 폭 탄을 투척한 날이다.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되고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은 ‘조선총독부 철거부재(部材) 전시공원’을 개원했다. 전시 안내문에는 조선총독부 건물 부재를 홀대하는 방식으로 배치해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 청산 을 강조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김민수 교수(디자인학부)는 “홀대하는 방식의 전시는 고대 유적지와 같은 ‘낭만적 분위기’만 조성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역사의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면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의 의미를 정확히 교육하고 성찰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가연 기자 ti_min_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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