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일.
내일은 '3.1혁명기념일'.
매년 돌아오지만 정작 이 날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삼일절'이라 부르고 있으니 무슨 '단오절'이나 음력 명절처럼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기억하자. '혁명기념일'이라 불러야 한다. 이는 1919년 조선 민중이 일제에 항거해 마치 동학혁명의 들불처럼 민족자존과 독립을 국내외에서 외친 혁명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동안 3.1혁명의 역사는 잘못 교육되고 이해되어 왔다. 본래의 목적과 정신은 사라지고 언제나 '많이 모여 만세를 부른'식의 박제화 또는 '3.1운동으로 인해 일본이 기존 무단통치에서 문화정치로 전환했다'는식의 결과론적 일제의 관점만을 뇌리에 각인시켜왔다. 마치 이것은 1987년 6.29 선언이 민주화와 직선제 개헌을 요구한 국민의 외침과 항거의 관점이 아니라 모든 것을 노태우의 공적으로 얼버무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1혁명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국가체제의 모순구조에서 비롯된 경제사회적 위기의 격화에 따른 러시아 혁명의 여파로 각 민족의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자는 이른바 '민족자결주의'에 기초해 촉발했고, 이후 전개된 민족해방운동의 기폭제였다.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들이 국내외에서 조국 해방을 위해 목숨을 맞바꿨던가. 바로 이 사실을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독립은 거저 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흘린 피 위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하버드대 미쓰비시교수 램지어의 일본군 위안부 거짓 논문를 발표해 논란이 거세다. 그의 배후에서 뒷돈을 대고 사건을 은폐왜곡시켜 온 일본 기업과 정부가 있다. 설상가상, 한국 내에는 그들에게 거짓 주장과 논리를 제공하고 학문을 빙자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반일 종족주의>로 팔아먹고 있는 극우일당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그들의 논리라면 그들은 나와 '다른 종족'인 셈이다. 그들의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이 나라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선 아직 해야할 일이 많고 갈 길이 아득하다.
그것은 정신 차리고 지금부터라도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는 일이다. 우선 나부터라도 3.1혁명의 정신을 새기고 이러한 불의에는 침묵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을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미쓰비시 램지어와 로렌스 바커우 총장에게 축하 인사 전하는 바이다.
당신들로 인해 하버드대는 또 다른 '거짓말의 역사'를 추가하게 되었다. 하버드에는 전해 내려오는 역대 거짓말이 있다고 들었다. 영국 식민지 시절 1636년 설립된 하버드대의 설립자는 존 하버드(John Harvard)가 아니라 영국 총독이었으며, 올드야드 교정에 있는 '존 하버드 청동상'의 모델도 실제로는 존 하버드가 아니라 조각가가 그냥 학생을 데려다 앉혀놓고 작업했다는 것.
사료가 조작된 '일본군 위안부 사기논문'을 발표한 램지어와 이를 '학문의 자유'라고 옹호한 바커우 총장, 당신들은 거짓말로 세운 대학의 역사 위에 두 가지 역대급 거짓말을 새로 추가한 것이다. 이 대학의 거짓말 전통을 계승해서 좋겠다. 축하한다.
그러나 '학문의 자유'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역사적 정의를 전제로 했을 때만이 타당하다. 그것은 역사를 위조하는 사기꾼들을 자유롭게 하는 말이 아니다. 램지어 논문에 드러난 사기행각의 참담함은 이미 해당 대학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에커트 교수 등 많은 학자들이 지적했고, 허위 조작된 구체적 증거는 로스쿨의 석지영 교수가 상세히 밝혔다.
하버드대는 램지어와 바커우 총장에 대해 책임을 묻고, 학문의 본질과 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대학의 '교훈'과 달리 '거짓 진리'(Falsa Veritas)의 대학으로 역사에 남게될 것이다.



(사진: ⓒ 김민수,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