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 금.
10:00 날씨가 어제보다 바람이 잦아들긴 했지만 여전히 쌀쌀하다. 목도리까지 꺼내 두르고 호텔에서 학교에 도착. 어제 심사한 결과 보고서를 대학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선정한 수상자 5명의 이름을 서울에서 가져간 서울미대 상장에 이름을 한명 씩 표기했다. 한데 학교에서 여분의 상장을 더 주질 않아 마치 중세 수도원의 성서 필사본 제작하는 수사처럼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써야만 했다. 오인환 교수 편에 상장 가져올 때 여분을 더 줬으면 이렇게 신경곤두서지는 않았을텐데.. 여튼 별 사고없이 마무리해서 다행이었다.
12:00 수상자 명단과 상장을 브라이튼 쪽에 모두 전달하고 12시부터 졸업전 개막식 리셉션에 참석. 1시에 VIP 오찬. 영국의 공식 점심 시간은 거의 1시부터라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해가 길어서 그런 듯..
오프닝 기념 행사장에서 어제 점심 때 잠깐 얼굴만 보고 인사했던 앤 보딩턴 학장과 디자인사가 조나단 우드햄 교수가 반갑게 맞아줬다. 기념촬영하고. 환대해주는 보딩턴 학장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오찬 식장에서도 오 교수와 나를 자기 테이블 옆에 앉도록 배려해줬다. 오찬 때 참석한 인사들을 거의 모두 일일이 거론하며 환영하는 모습이 섬세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3:00 오찬 마치고 오후에는 별 일정이 없어 오인환 교수와 브라이튼 해변가를 모처럼 한가하게 산책. 브라이튼 피어까지 갔따왔다. 브라이튼의 해변가에 경관을 잘 보존한 주택지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바닷가는 모래가 아니라 자갈들로 이루어진 깨끗한 해변이 펼쳐져 있었다. 오 교수와 저녁식사할만한 곳을 찾아봤는데 이곳도 불금이라 그런지 레스토랑들이 온통 예약으로 꽉차 있어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퓨전 중국집 'Ga'(家)에 갔다. 주문한 생선요리의 음식 맛이 좋았다. 맥주 한잔씩 기념 샸. 2차로 한잔 더하려다 내일 있을 수상식 연설도 있고 해서 자제하기로...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