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도시와 장소

쇼디치

開土_getto 2016. 6. 12. 16:38

0606. 일.


오늘은 멀리 교외에 위치한 윌리엄 모리스의 래드 하우스까지 다녀와야 한다. 호텔을 나서는데 영국에 이런 날씨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쾌청하다. 사우스 켄싱턴역에 약속 시간 보다 좀 일찍 도착해 느긋하게 커피 한잔. 런던의 스타벅스 매장 로고는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헌데 왜 서울에선 요란하게 힘을 주는건가...


9시 정각에 용근과 만나 먼저 이스트 런던에 위치한 문화지구 쇼디치(Shoreditch)로 가기로. 홀본(Holborn)역에 내려 버스를 갈아탔다. 2층 앞열에 앉아 휴일 런던의 한산한 거리 풍경을 음미. 가는 길에 버스가 '브룩필드 멀티플렉스(Brookfield Multiplex) 건설사가 시공하고 있는 초고층 건물 공사현장 옆을 지난다. 금융가에 해당하는 이 지역은 이미 고층화가 진행되었다. 브룩필드 멀티플렉스는 두바이 에미레이트 타워를 비롯해, 런던에 뉴 웸블리 스타디움을 완성한 대형 건설사. 이러한 개발주의의 여파로 유서깊은 런던의 도시경관도 나름의 특색이 점점 사라져 뉴욕을 닮아가는 듯 하다. 이런 점에서 문화적 자존심은 런던보다 프랑스 파리가 더 강한 것 같다. 


김민수








쇼디치부터 가기엔 너무 일러서 인근에 있는 제프리 뮤지엄(The Geffrye Museum)부터 가기로... 이 뮤지엄의 전시 내용은 매우 중요하고 볼만하다. 16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도시 중산층' 가정의 '거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형식적 전시가 아니라 일상사의 관점에서 깊이있게 조명하고 있기때문이다. 예컨대 과거에 하인들은 거실과 카펫을 어떻게 청소했는지 등 주거사를 일상 생활사의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제프리 뮤지엄에서 나와 쇼디치로... 이곳은 뉴욕으로 치면 옛날 이스트빌리지 정도의 분위기. 예전에 슬럼화된 지역이 도시재생차원에서 개발된 곳. 젊고 옛지있는 많은 갤러리, 레스토랑과 브릭 레인 마켓(Brick Lane Market)이 자리잡고 있는 젊음의 거리. 수준급의 그라피티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오기 전에 옛 제자가 근처에 Tracey Emin, Gilbert & George가 근처에 산다고 귀뜸해준 곳이다. 그의 남편 광고 회사도 이 근처에 있다고... 


쇼디치에 오픈한 '에이스 호텔(Ace Hotel)'은 일반 호텔과 달리 문화적 맥락의 지역적 특성을 아주 잘 반영했다. 프론트 데스크가 마치 카페나 LP 음반 상점를 연상케한다. 호텔 브랜드의 옷과 상품도 판매하고, 라운지는 마치 대학가의 스타벅스처럼 죽치고 시간 보내기 좋게 테이블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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