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1.수.
두 가지 뉴스가 눈에 띈다.
1.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2. 자율주행 우버 콜택시에 보행자가 치어 사망한 사건
이 두 사건은 4차산업혁명과 그 미래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위험사회로 향한 허상일 수 있음을 예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5천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트럼프 후보 캠프에 제공해 선거 캠페인에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흘러나왔다. 미국 검찰과 연방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고, 만일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보호협약을 위반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최대 2조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페이스북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CEO 저커버그는 잠적했다가 나타나 사과 표명없이 실수라고만 말했다. 페이스북은 파산할 수도 있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와 빅데이터 네트웍사회에서 소통을 담보로 개인의 삶과 정보를 누군가 통채로 사고팔고, 악용하고, 감시통제하는 위험사회가 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한편 우버 택시가 길가던 행인을 치어 사망케한 사건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문제를 증폭시키고, 법적 책임소재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안전성과 법적 책임의 문제가 담보되지 않은 한 그것은 거리를 돌아다니는 살인자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외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생한 우버 택시 사건을 전하면서, 이는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사망케한 첫 사례이며 이로 인해 우버가 자율주행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고 한다. 안전성과 함께 또 다른 문제는 사고 직후 자동차 제조사 볼보와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한 우버 사이의 책임 소재를 따질 수 있는 법적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로봇, 코딩교육 등... 4차산업혁명을 부추기는 지나친 강조와 기대감 이전에 인간 사회와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성찰이 필요한 때다.
두뇌와 판단을 빅데이터 인공지능에 맡기고, 신체를 로봇과 자율주행에 맡겨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누군가는 앞으로 노동이 필요없이 구글과 아마존 등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나눠주는 '기본임금'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설사 가능하다해도 과연 그것이 행복한 삶인가? 노동없는 '잉여 여가'가 어떤 유형의 사회변화와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행복을 가져올 지에 대해 보다 신중하고 냉정하게 생각해야한다.
역설적인 것은 다른 한편에서 최첨단 유행적 삶을 살고 있는 한국처럼 초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사라진다고 출산정책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국가적 존립위기의 현실이다. 아이가 왜 필요한가? AI와 로봇이 대신하면 된다면서...
지난 20세기 산업사회가 19세기 농경사회를 대체해 나갔듯이, 4차산업혁명의 흐름은 멈추지 않고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맹목적 부추김과 질주 보다는 성찰적 자세의 논의와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미국식 4차산업혁명을 따라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것은 '죽음으로 향한 유희'와 같은 아둔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얼핏 스마트한 세상의 비전 속에는 인간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의 목적을 스스로 지워가는 아둔함의 그림자가 있다.
(사진출처: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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