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평론

개그

開土_getto 2018. 2. 1. 12:11

02.01. 목.


어느새 2월의 첫 날.


최근 나온 개그 중의 압권은 자율주행차 사고 소식이다.

지난 1월 22일 미국에서 테슬라 '모델S'가 '자동조정장치(오토파일럿, autopilot)' 모드로 운행 중에 소방차를 들이박은 사고가 발생했다. 굴곡없이 곧게 뻗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시속 104 km로 달리던 모델S 센서가 멈춰 서 있던 소방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추돌해 박살이 난 것. 


이에 테슬라 측은 지난 2016년 5월 첫 사망 사고 때처럼 똑같은 입장을 사고 직후에 내놨다. "오토파일럿 모드는 운행의 보조 기능을 하는 것일뿐, 지속적인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완전자율주행이 아니라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는 운전자를 위한 기능이라며, 핸들 위에 손을 올리고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운전자에게 교육해 왔다고 설명했다.(전자신문, 1월25일자)


이는 오토파일럿 기능 실행 중 사고 책임이 '주의를 게을리한 운전자 과실'에 있다는 말이 된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솔직히 오토파일럿 기능이 이 정도라면 자율주행차가 아닌 일반 차량, 아니 투어러급 모터사이클에 조차 장착되어 있는 '자동주행 속도 유지장치', 곧 '오토크루즈(autocruise)' 장치와 별 차이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애초부터 '자율주행'이니 뭐니 하는 말로 마케팅 홍보에서 소비자를 현혹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 기능을 보고 차를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사기 당한 것과 진배없다.  


이번 사고는 '완전자율주행'이냐 '오토파일럿'이냐를 떠나 그동안 테슬라를 비롯 자동차업계와 전자업계가 그토록 거품 물고 홍보해온 자율주행차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법적/윤리적 기준의 문제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 자율주행차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 운전자와 길가던 자전거와 행인 모두의 목숨을 담보로한 위험한 놀이기구일 뿐이다. 테슬라의 앞날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과연 자율주행 기술이 보다 완벽해 지고 신뢰할만한 기준이 갖춰질 시점까지 테슬라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왠지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자율주행차 뿐만 아니라 AI, 로봇, 가상화폐 등 이른바 신기술주의 4차산업혁명에 대해서도 침착해져야 한다. 인간이 자신의 몸과 생각을 떠나 노동과 여가에 대해 누릴 수 있는 행복과 기대하는 염원에 대해 보다 진지한 성찰과 합당한 제어가 필요한 때다.  



            (사진: 전자신문 0125)


            (사진: 헤럴드 경제 0125)


(아래 사진: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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