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도시와 장소 115

대첩

21대 대선에서 마침내 빛이 어둠을 이겼다.선관위가 오늘 오전 6:21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공식 확정했다.이로써 나라가 폭망의 기로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기념으로 오후에 고양시 행주산성에 올랐다.산성 정상에 오르니 파란 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더없이 상쾌하다. 동쪽으로 쭉 뻗은 자유로, 오가는 차들도, 보는 나도 모두가 평화롭다.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때 왕이 도망가고 1593년 의병과 권율장군의 조선군이 합심해 왜병과 육박전으로 싸워 승리한 곳이다.진주대첩과 한산도대첩과 함께 3대 대첩지... 정상에 가면 비각 안에 글씨가 지워진 (구)대첩비와 1970년대 세운 행주대첩비가 우뚝 서있다. 대첩비를 바라보며 지난 3년의 세월을 뒤돌아 본다 작년 12.3 비상계엄 쿠데타 이후, 내란 ..

도시와 장소 2025.06.04

이태원

이태원 사건,책임지는 인간은 어디에도 없고그곳에 갔다가 참변당한 희생자들만 탓하는 자들이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태원은 원래 용산구가 지정한 '관광특구'라는 것.누군가 지워버렸지만 녹사평 교차로 담벼락에 '이태원 관광특구'선전 벽화까지 그려놓고 용산구가 그림으로 삐끼질까지 하지 않았던가. 놀러 오라고해서 갔다가 사고가 났으면누군가 책임을 져야할 것 아닌가. ⓒ 김민수, 2012

도시와 장소 2023.04.06

1029

10.29.토. 명복을 빈다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골목길에 인파가 몰려 압사. 많은 사상자가 발생헸디. 소방차 142대 출동.이런 대규모 심폐소생술은 처음 본다. 낮부터 경찰은 인파가 몰려들 것을 예상해200명의 경찰(*참사 후 137명으로 발표)을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예고된 참사.정부, 경찰, 서울시, 구청이 어떤 안전조치를 했는지 궁금하다  책임 소재가 없다면 모든 원인은 주체가 없는 장삿속 축제와인간 구덩이에 재미삼아 몸을 맡긴 사람들의 부주의 탓?아니다. 이곳은 용산구가 정한 이태원관광특구다. 세계에서 비교적 안전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자긍심' 비슷한 말은 먼 옛날의 말이 되었다.  사진 ⓒ 김민수, 2020

도시와 장소 2022.10.30

0724. 일. 장흥의 한 수목원. 이곳은 백년이 넘은 잣나무 자연림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조성해서 좋다. 숲 내음, 촉감, 물소리 등이 오감을 자극해 우울증 시대에 자가 치료에 딱 좋은 곳. 무엇보다 꾸미지 않아서 좋다. 기존의 자연 경관과 식생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존해 20년간 가꿔 온 수목원 주인장의 정성과 노력이 존경스럽다. 대부분 그렇듯이 화려한 꽃만으로 꾸미지 않고 꽃과 풀과 나무가 함께 어루어진 자연 그대로의 정취가 돋보인다. 숲 속의 향긋한 테르펜과 피톤치드를 마시며 숲길을 걸었다. 말초 혈관과 신경이 모두 열리며 온 몸이 치유되는 느낌. 생각이 몸과 함께 머문 오후..

도시와 장소 2022.07.25

풍경

0602. 목. 코로나 시기에 눈에 띄는 소비 풍경 중 하나는 사람들이 소확행할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을 찾아 유령처럼 떠도는 것... 이로 인해 정취가 있는 도로 길목 곳곳엔 빵공장과 베이커리 카페 등 대형 카페들이 우후죽순 들어선다. 대부분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내부에 빵과 음료를 팔고 있지만 북적이는 마스크 쓴 사람들 외에 문화적 프로그램이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양주 기산저수지의 한 베이커리 카페. 지난 5월 중순에 둘레길이 개통되어 일부 구간은 산책도 가능하다. 돋보이는 것은 '건축적 형태' 자체 보다도 풍경을 품은 공간과 대인간 거리두기를 위한 물리적/심리적 개방감이다. 경관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풍경에 따라 각 층마다 다채로운 전망을 형성시켰다. 별 꾸밈없이 풍경에만 집중한 일관성이 실..

도시와 장소 2022.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