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2. 토
12월 겨울 날씨치곤 흔치 않은 좋은 날. 그러나 36년전 '1212사태', 신군부 반란사건이 일어난 날. 일부 정치 군인들의 야욕에 누군가 아까운 목숨을 잃고 국가가 탈취당했던. 구테타. 정의사회구현, 정당화, 사형선고. 사면. 또 정당화...
아마도 올해 마지막일지 모를 투어를 위해 지인과 함께 길을 나섰다. 예보를 보니 서울 아침 기온은 영상인데 양평과 강원도 쪽은 영하 3도라 대비하기로. 허리에 찬 열선온도조절기와 연결된 배선들로 모습이 와이어드 룩. 사이버펑크적이다. 좀 둔해 보이지만 어쩔 수 없고.열선장비를 안에 갖춰 입고 출발. 겨울철에 할리 투어러가 한 몫하는 것은 배터리 용량이 커서 열선장비 사용 등 추가 부하에도 끄떡없다는 것.
팔당터널 지나 양수대교 지나면서 강변 기온이 뚝 떨어져 예측한대로 몹시 시리다. 조절장치에 전원을 넣자 열선 깔창-자켓-장갑으로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영하의 찬공기 속에 스쳐가는 겨울 남한강과 아침햇살의 파노라마 풍경이 딴 세계처럼 신비롭고 새삼스럽다. 변함없이 맞아주니 고맙고... 바이크 투어는 온 몸으로 밀고가며 느끼는 바람과 풍경과의 그리고 나와의 대화다.
8:54 양평 카페에 도착.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과 머핀. 고즈넉한 강변 정취가 커피 한 잔 속에 녹아든다. 오늘 투어 행선지는 인제군 내린천. 44번 타고 합강정 휴게소 못미쳐 31번 국도로 빠져 내린천을 따라 가는 코스. 오늘은 겨울철 노면상태 고려해 그늘진 길은 가급적 피하기로. 인제대교 건너면서 소양강의 수량이 한창 가물었던 지난 여름에 비해 물길이 보이기 시작해 보기 좋다. 그러나 아직 소양호를 채우기엔 아득해 보인다.
11:06 두부전골로 유명한 고향집 도착. 기린면 지나 진방삼거리에서 진동계곡 방면으로 좌회전해 얼마 멀지 않은 곳이다. 지난 가을에 조침령 넘어가며 지나친 집. 비록 외관은 허름해도 곤드레나물 전병과 함께 조개를 넣고 끓인 두부전골 맛이 일품. 주인 할머니의 마음씨도 넉넉해서 혼자와도 박대하지 않는 곳.
겨울철 내린천로 투어는 차량도 별로 없고 고즈넉한 정취가 좋다. 특히 상남에서 451번 타고 철정으로 향하는 귀환길에서 아직 좀 이르긴 하지만 한해를 마무리하는 몇 가지 생각을 하며 달렸다.
1:50 양평 토마토 휴게소 도착. 해가 짧아 일찍 여유있게 귀환하기로. 주말에 상습 정체되는 용마터널 피하기 위해 다른 길을 택했다가 신설동-동대문 구간에서 심하게 정체. 쉽게 편히가는 길은 모두가 자동차전용도로고, 바이크가 편히 다닐 길이 없다.
4:40 집 도착.
오늘 총 주행 376.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