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9.수.
우정국로 센트로폴리스.
지하에 주차하고 2층 로비로 올라 가니 탁트인 리셉션 공간이 종로의
장소성과 극대비되어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건물 안과 밖을 경계로
시간 체험이 상당한 묘미로 다가온다. 청계천 쪽의 고층 건물들과 또 다른...
이곳은 옛 공평아트센터와 대성학원 부지 일대에 세워진 새로운 도시경관.
서쪽에 안국동, 남쪽에 보신각과 청계천, 북쪽에 조계사와 경복궁이 위치해 있다.
센트로폴리스가 2018년 준공되면서 종로1가와 종각역 사이를 잇는 새로운 수직도시의 맥락이
형성되었다. 이질적으로 서있던 종로타워 주변과 종로1가 청진동 일대가 구도심 속에 고층화의
둥지를 펼치고 있다.
종로타워는 1931년 친일자본가 박흥식이 세운 화신백화점 자리에 1999년 들어섰다.
건축가는 라파엘 비뇰리.
이 하이테크 로봇같은 건물을 볼 때마다 90년대 초 뉴욕 사무실에서 마주했던 그의 친근한 모습이 생각나지만
종로의 도시경관에 대해 이 건물은 늘 이물질과 같은 낯선 존재로 서 있었다.
그러나 20년의 세월이 지나 고립된 종로타워 주변에 동반 고층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여기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
얻은 것은 강남 력삼역 일대 보다 비싼 건물 임대료 등 부동산 가치요,
잃은 것은 사라져버린 종로의 뒷골목, 옛 피맛골 등의 시간의 켜와 정취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센트로폴리스 곁에 있어도
사라진 켜의 기억은 잊혀진 기억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