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그날그날 174

건축가의 집

오늘은 故 정기용 선생님이 세상 떠나신지 5주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쓰나미가 있던 날이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오전에 건축사진가 김재경 선생과 함께 모란공원에 계신 정 선생님의 집을 찾았다. 꽃샘추위로 날씨가 쌀쌀했지만 묘소 주변에 따스한 볕이 마치 반갑게 맞아주시는 선생님의 품처럼 포근했다. '처음처럼' 한잔 부어 올리고 그간 잘 계셨냐고 인사드렸다. 살아 생전 남을 위한 건축을 하시다가 정작 영면한 자신의 공간은 한 평도 되지 않는 건축가의 집... 인생이 이리 무상하거늘 세상은 왜들 이 난리 지랄을 치며 사는가. 적막한 바람과 따스한 볕, 무언의 대화... 그를 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그날그날 201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