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디자인역사문화

그날그날 174

개강

09.08. 화. 2학기 개강했지만 코로나 재확산에 연이은 10호 태풍까지 난리도 아니다. 인재와 자연재해가 겹쳐진 전쟁통에 살고 있는 느낌. 이런 일상도 어느새 익숙해져 간다. 연구실에서 온라인 강의하고 집에 가는 길에 잠시 관악산이 보이는 곳에 올라갔다. 지난 여름 최장기 장마에 잘 보이지 않던 산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완연한 가을볕 아래 희망처럼 보였다.

그날그날 2020.09.09

피로

지난 금요일 박사과정 논문심사를 끝으로 한 학기 일정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같은 날 관악캠퍼스에 확진자가 발생해 동선을 알리는 공지가 날아들고.. 일상이 되어버린 뉴노멀에 점점 지쳐간다. 코로나 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자제 권고도 감염예방 수칙도 무시하고 자신들의 자유와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 교회와 방문판매 등 집단 활동으로 감염자 수가 다시 확산세라 걱정이다. 혼자 걱정하고 조심한다고 사라질 일도 아니고 인적 드문 연꽃이 있는 정원에서 차를 마시다가 연꽃 사이에서 늘어지게 잠자고 있는 자라 한 마리가 부럽다. 너는 피곤이 뭔지 아나?

그날그날 2020.06.28

학생

06.10.수. 오후에 관정도서관 양두석홀에서 열린 발간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오랜만에 총장님을 비롯해 학내 교수님들과 만났다. 여러 인사들의 축사에 이어 민교협 의장 자격으로 축사를 했다. 다음은 축사 전문. 축사 반갑습니다.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의장 김민수 인사드립니다. 오늘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의 발간을 기념하게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개교 70주년에 맞춰 준비한 이 책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출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책 집필을 맡아 수고하신 세 분의 선생님, 유용태, 정승교, 최갑수 교수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직간접적으로 애써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요즘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돈과 절망 그리고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상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다..

그날그날 2020.06.13

책무덤

05.31. 일. 5월의 마지막 날. 커피 한잔하러 책을 테마로 한 카페에 갔다. 거리두기를 위해 사람이 없는 코너에 앉고 그런데 서가에 꽂힌 책들을 들여다 보니 좀 이상하다. 목이 잘려져 진열된 것처럼 책등만 있는 서가였다. 왠지 무섭다. 책들 사이에 잘려져 장식이 된 도... 책을 보지 않는 시대에 폐기된 책을 재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이리 씁쓸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현실은 이미 사이버펑크 시대의 삶이 되었다. 최첨단 미래에서 책 무덤을 본 오후... 집에 돌아와 집 서가에 꽂힌 나의 책들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날그날 2020.05.31